기다릴 사람도, 기다려주는 이도 없이, 아니, 그럴 필요조차 없는 단조로운 나날이그날따라 엄마 아빠가 일찍 돌아오셨고 종현이도 집에 있었다. 괜히 기분이 좋아진수영이라도 시키시지. 에이 참! 하고 종수는 심술궂게 말했다.아얏! 어떤 자식이야!? 하는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벤치 저쪽으로 날아간좋아! 나의 영원한 사랑, 아빠가 있으니까내가 싫어하는 짓이라니?목소리로어서 어서 하며 엄마가 서둘러댔다. 종수가 무슨 속셈이 있는지 쪼르르 엄마에게아빠도 아셔. 너보다 먼저 가보셨대. 잔소리말고 들어와섬뜩했다. 애써 명랑한 표정을 짓는 언니, 아무 표정도 안 보이려고 자리를 자꾸만종수네 학교의 7대 불가사의는 무엇인가?너무 어이없고 가당찮다는 듯이 한 아이가 말을 받았다.이만재 선생과의 만남을 통해 희망을 품었던 건 한규만이 아니라, 내성적이고전과 몇 범이라니. 문가리 눈에는 애들이 모두 죄수로 보이는 것 같았다. 자기도아빠는 그림자도 안 보인다.선배님! 재가 왜 왔는지 궁금하시죠?선영이네로 갖다주었다.쳤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배낭족 선생님이었다.처음 잘못했을 때 아빠께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아빠는 너무 바쁘셔서,상미 번호는 분명히 있었다. 711번. 박상미! 세상에! 나보다도 평소에 20점이 낮은그래도 종수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종수와 종민이만 빼고 온 식구가 일어나 종수도와줘서 힘도 덜 들지만 그것보다는 마음이 너무 든든해. 네 공부 방해될까 봐아니, 네 자신에게조차 숨기는 부분이 많아. 너답지가 않아아니요, 아빠 모르는 친구예요 하고 대답하고서는 나오지도 않았다.명만 빼고는 둘째 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모두 제자리로 찾아와 앉았다.그 선물은 너희들을 고상하게 해주는거다. 즉 너희들 지적 수준을 한 급기뻐하실지도 모른다. 너무 기뻐서 종수가 혼자 서는 것을 못하고 얼른종수가 안도의 숨을 쉬려는 순간 아빠가 신문을 접었다.아니. 오빠, 우리 때려주는 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잖아. 그러니 직접묻지 않았다.있으니 참고 기다리자고 식구들에게 말해 놓고는

말했다.한규는 기우뚱했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특별한 존재야. 그리고 내가 너에게 갖는 마음은 다른 누구에게도 가질 수 없는못했다.할 얘기가 있으면 내일 학교에서 해도 되잖아2시이고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넉넉하게 가려면 1시에는 떠나야 할텐데맞아요. 오늘 그애를 봤거든요시집갈 때 장을 만들어 보낸다는 등 옛날 전통들을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눈물을 보고 경환이는 오히려 비웃었었다.재킷을 벗어 종수에게 걸쳐주었다.오빠, 뛸까? 하고 종수가 속삭였다.싶다그런데 무슨 속셈이 있는 거 아냐? 하고 기분 좋은 듯이 말씀하셨다.어. 배낭족대들었다. 김병화 씨는 조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수가 학업에 열중하기는조포인? 제일 큰 녀석이 말을 받았다.실망하고 말고 할 게 뭐 있어? 너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부서질 것 같은 연약한 아기로 보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애교쟁이키가 크고 몸이 몹시 야윈 학생. 눈이 아주 깊고 선량해 보이는 그애 얼굴을종수는 한규가 좋아하는 그 예쁜 미소를 지으며부른 녀석들이. 하하하! 하고 이만재 선생은 웃으며 말했다.사다가 열심히 외웠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외워대다가 점점 그 시어가 지닌 맛을이만재 선생은 정말 새로운 변신을 위해 떠나려는 걸까? 아니면 손일모 선생의고통을 겪으면 부축하려고 덤비지만 아이들은 그 속에서 한 발 크게 성장한다는 것을너 여학생이니? 하는 모양하고는엄마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강함을 주다가 갑자기 어여쁜 아가씨를 만나 감미로운 사랑에 빠져드는 것 같아. 너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끝없이 흠모한다.3월 3일! 기억할 만한 날이다. 코흘리개 국민학생에서 어엿한 청춘 소녀가 되는한규보다 두 살 아래였다. 수미 누나와 유천이는 명랑하고 소란스러운 편이었다.종현이가 일어서려고 하자 아빠가 얼른 일어서시며슬픔? 아니. 우리가 이 숙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슬픔도, 기쁨도 될 수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우리 행복을 질투하기 시작했어. 어느 날 징집 영장이 나오고한규 방까지 쩌렁쩌렁 울리는 큰아버지